올해 9월 들어 갑자기 한자를 읽고 싶어져서 한자공부를 시작했다! 집에 굴러다니던 정건목 편저의 『1800자 漢字 쓰기 敎本』을 펼쳤다.

이 책은 비슷한 단어끼리 묶어 한자를 외울 수 있게 두었는데, 한자와 단어를 함께 외우게 되니 어떤 자가 어떤 단어에 사용되는지 확실히 알게 되어 좋았다. 열심히 잔뜩 쓰고 정리함….
780자 정도 익혔을 때쯤, 1800자가 한자 급수 3급 범위에 대응한다는 걸 트친분이 알려주셨다. 이왕 공부하는 거 급수도 따볼까 마음먹게 된 것! 박정서, 박원길 편저의 『2024 어문회 한자능력검정시험 3급 한 권으로 끝내기』를 구매하여 본격적으로 시험을 준비했다. 시험을 위해 공부한 건 한 6주정도일 것 같다.
이 책은 개별 한자를 외우는데 큰 도움이 됐다. 기본적인 한자들과 부수는 대략 아는 상태였어서, 그것들을 이용하여 외우기 쉽게 설명을 덧붙여 놓았더라. 물론 학술적으로 정확한 건 아니고 그냥 암기 편하게 하라고 만들어 놓은 말인듯.
그리고 나서 드디어 시험보러 갔음!! 심심해서 공부하고 시험친 거라 부담감 전혀 없이 편하게 봤다. 헷갈리거나 기억나지 않는 문제 몇 개 있었고 약자도 기억하는 범위 안에서 출제되어 넘 좋았다. 장단음은 찍었고..?ㅋㅋㅋㅋㅋ
어려운 문제가 많지는 않았는데 특히나 시험장에서 웃으며 풀었던 건 바로 “거북 구·귀 / 터질 균 (龜)”의 부수를 쓰는 문제. 공부했으면 알겠지만 이 괴랄하게 생긴 자는 제부수, 그러니까 그 자체로 부수인 한자이다. 부수문제는 한자를 주고 그 자의 부수를 묻는 방식으로 나오니까 그냥 그대로 쓰기만 하면 되는 문제였다!
합격 발표나고 일주일 정도 후에 증서도 보내주었다.

한자 급수 자격이 직접적으로 사용되는 곳은 많지 않고, 무엇보다 지금은 한자 사용이 매우 줄어 그 효용이 크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우리말의 약 50–70% 가량이 한자어로 이루어져 있는 바 한자 학습이 한국어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희창, 2009; 허철, 2010). 일단 한자를 알아서 나쁠 건 없지 않을까?
나아가 한자를 어느정도 익히면서 한문도 공부하면 재밌을 것 같다. 옛날 글을 읽을 수 있으면 좋잖아….?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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