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강 후 로스앤젤레스 놀러왔다! 첫 날엔 게티 미술관 (The Getty Center)을 둘러보았다.
1일차
미국 서부 여행기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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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여행 마지막 날!
샌프란시스코 하루 여행!
사진의 양이 많아 로딩이 오래 걸릴 수 있다. GIF파일은 특히 로딩이 오래걸릴 수 있으니 궁금하면 포스트 다 읽고 다시 돌아와서 보기^^. PC에서 보기를 권장.
마지막 시험이 끝난 다음 날, 오전 6시 반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탑승하고자 새벽 3시 경 기숙사에서 공항으로 출발했다. 국내선이라 이렇게 빨리 출발할 필요는 없었지만, 빨리 도착하는 것이 비행기 놓치는 것보다는 낫다.
체크인 카운터와 보안 검색대가 이미 3시 반 경에 열려있어 위탁수하물을 부쳤다. 오전 4시~4시 반쯤 오픈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건 아니었나보다. 할일을 모두 마친 후 게이트 앞에 앉아 있던 때가 3시 50분쯤인데, 좀 배가 고파서 4시에 작은 빵집이 오픈하자마자 피칸 크로아상을 사서 먹었다.
밤을 새더라도 여유롭게 비행기 타는 게 마음 편하다 ㅎㅎ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나서 공항 근처에 있는 렌터카 업체로 가는 셔틀버스를 탔다. Hertz, Dollar, Thrifty 세 업체가 한 곳에 모여 있어서 그런지 셔틀버스 하나에 세 곳 업체명이 모두 쓰여있었다.
이후 최고의 드라이버 Jun.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무사히 게티 미술관에 도착했다! 유명한 곳이라 그런지 사람이 확실히 많았다. Eun.이 미리 예약해준 덕에 문제없이 들어갈 수 있었다. 조금 걷다보면 버스를 타는 곳이 나온다. 버스를 타고 미술관 건물까지 이동했는데, 이동하며 창밖을 보니 언덕이 길고 가팔라서 걸어가기에는 완전 힘들 것 같았다.
버스에서 내리고 나서는 돌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돌이 누렇고 커다란 것이, 마치 저 계단을 올라가면 웅장한 고대 신전이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게티 미술관은 그야말로 산 꼭대기에 있었고, 아래를 내려다보니 도시의 전경도 함께 보였다. 무엇보다 큰 돌을 쌓아 만든 건물들이라 그런지 굉장히 그럴 듯했다.
구스타브 카유보트 (Gustave Callibotte) 특별전도 진행 중이었다. 마침 몇분만 기다리면 도슨트 안내를 받을 수 있어서 들어보았는데, 너무나도 느리게 설명하시더라… 상당히 답답해서 난 내가 알아서 작품들을 관람했다 ^^
구스타브 카유보트는 프랑스 초기 인상주의 작가라고 한다. 유복하게 자란 그는 인상주의 전시의 주요한 후원자였고, 모넷 (Monet), 르누아르 (Renoir), 세잔 (Cezanne), 드가 (Degas), 모리조 (Morisot) 등의 작품들을 다수 구매하기도 했다고 한다 1. 카유보트가 그린 것들 보면서 물결이나 물빛 표현이 기가 막히다고 생각했다.
구스타브 카유보트 전시를 다 둘러본 후 게티미술관 내부의 카페에서 스콘과 샌드위치를 커피와 먹었다!
점심 간단히 먹고 나서는 상설 전시를 보러 2층으로 갔다.
잘 알려진 노아의 방주 이야기!
공중에 떠올라 외계인에게 납치당하는 것처럼 보이는 노인이 그려져 있길래 무슨 이야기일까 궁금했던 루벤스의 그림. 그림의 주인공 카톨릭 성인 파올라의 프란치스코 (Francis of Paola)는 기적급 (奇蹟級) 치유 능력으로 유명하여 프랑스 왕 루이 11세 (Louis XI)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프랑스를 방문한다 2. 그림은 프란치스코가 신적인 빛에 둘러싸여 두둥실 떠오른 모습을 보여준다. 프란치스코 왼쪽에 왕관을 쓴 사람이 바로 루이 11세이고, 아래에는 치료받기를 청하며 아우성치는 사람들이 보인다.
그리핀도르의 검을 든 네빌 롱바텀이 생각나는 다윗의 모습.
Cuyp의 〈A View of the Maas at Dordrecht〉. 구름 낀 하늘, 물에 반사되는 배의 모습, 무엇보다 전반적인 색감 자체가 맘에 든다.
그리고 성 바보 성당. 이름가지고 놀리면 안된다는 건 아는데… 어떻게 성인(saint) 이름이 바보(Bavo)…? ㅋㅋㅋ
내가 좋아하는 달빛 예쁜 그림도 있었다! 뭔가 이전에 본 것 같은 스타일이라서 찾아보니 워싱턴 D.C. National Gallery of Art에서 보았던〈Moonlit Landscape with Bridge〉를 그린 작가 Aert Van Der Neer의 작품이었다. 워싱턴 D.C. 여행 마지막 날 포스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음.
제우스의 소 둔갑 에우로페 납치 사건을 그린 〈The Abduction of Europa〉. 불쌍한 에우로페…
여기까지 하고 잠시 야외 테라스를 둘러보았다. 주변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개방감이 좋았다!
바람 좀 쐬고 다시 전시 관람하러 들어갔다.
되게 웃긴 표정의 조각상도 보고
미카엘이 타락천사 때려잡는 조각상도 보고
메두사 머리 휘두르는 페르세우스도 보았다! 페르세우스가 안드로메다를 구출한 후 둘의 결혼을 싫어한 피네우스 (Phineus)가 무력으로 안드로메다를 데려가려 했는데, 페르세우스가 누구던가… 메두사 머리를 가진 사람을 이렇게 건든다니! 결국 피네우스는 돌로 굳어버린다.
감탄만 나오는 조각상. 어떻게 옷을 저렇게 표현하지!!!
모네의 〈Sunrise〉. 새벽녘 일출의 분위기와 색감이 아주 마음에 든다.
1층의 스케치 전시관에서 본 지옥의 아홉번째 원. 단테의 신곡 (Divine Comedy) 지옥편 (inferno) 제32곡 (canto XXXII) 에서 단테와 베르길리우스는 목까지 얼음장에 파묻힌 사람들을 본다. 이곳은 친족, 조국, 정당을 배반한 영혼들이 벌받는 곳이다.
저 아래 어둡기 그지없는 웅덩이 거인의 발치를 벗어나 우리가 내려왔을 때, 나는 또다시 드높은 성벽을 쳐다보며, “너 부디 지나가라. 저 고달픈 형제들의 머리를 발바닥으로 밟지 말고 가려무나” 하는 소리를 내 들었다. 오스트라아의 다뉴브강이나 돈강도 겨울의 차가운 하늘 아래, 제 물길에 그토록 두꺼운 너울을 이루지는 못하였었다. (…) 시골 아낙네가 가끔 이삭 줍는 꿈을 꿀 때 물 위로 코를 내밀고 개구리가 개골개골 우는 것처럼 얼음 속에서 처절하게 울고 있는 영혼들은 수줍음이 드러나는 그 자리까지 납빛이 되어 황새의 입놀림같이 이를 떨었었다. 모두가 얼굴을 푹 숙이고 있어도 입에서는 추위가, 눈에서는 슬픈 마음이 저들의 표정을 나타내고 있었다. (단테,『신곡』의「지옥편」 제32곡 中. 신영출판사. 한형곤 옮김)
무엇보다 게티 미술관은 정원과 공간 자체가 정말 예뻤다. 물이 졸졸 흐르는 돌길을 따라가다 보면 여러 종류의 꽃과 나무가 다채롭게 심어진 정원에 이른다.
정원에서 만난 예쁜 꽃들!
그리고 기타 등등…
게티 미술관을 둘러본 후 ‘In-N-Out’에서 버거를 먹었다. In-N-Out은 잘 알려진 서부 버거 체인점이다. 난 고기가 두 개 들어간 double-double을 먹었는데 무난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매장 안에서 먹었으면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자리가 없었다.
잠을 못자서 그런지 숙소 들어가자마자 뻗어버렸다 ^^! 2일차 내용은 이어서 올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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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ditors of Encyclopaedia Britannica (2025, February 17). Gustave Caillebotte. Encyclopedia Britannica. https://www.britannica.com/biography/Gustave-Caillebott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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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 Museum Collection, ‘The Miracles of Saint Francis of Paola’. https://www.getty.edu/art/collection/object/103RJK ↩